[News] 박희준 "도쿄 올림픽 연기, 너무 허탈하다..." (2020.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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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박희준 "도쿄 올림픽 연기, 너무 허탈하다..."<위원석의 삼위일체> (2020.03…

연맹사무처 0 12
<기사원문 : https://sports.news.naver.com/news.nhn?oid=550&aid=0000000082>

가라테는 1970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승인종목이 된 이후 꾸준히 올림픽 정식 종목 채택을 노렸지만 쉽지 않았다. 태권도가 먼저 2000년 시드니 올림픽때 정식 종목이 된 이후에도 가라테의 노력은 계속 됐다. 2012 런던 올림픽과 2016 리우 올림픽때는 정식종목 후보까지 올랐지만 최종 투표 과정에서 좌절했다. 그래서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가라테가 정식 종목이 된 것은 개최국 후광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도쿄에서는 구미테(겨루기)에서 6개, 가타(품새)에서 2개 등 총 8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다. 하지만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다시 정식종목 퇴출이 확실시되면서 가라테는 도쿄가 처음이자 마지막 올림픽이 될 가능성이 생겼다. 도쿄에 꼭 가고 싶다는 가라테 선수들의 열망이 더 절실해 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데 난데없는 변수가 터졌다. 최근의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때문에 도쿄 올림픽 개최가 내년으로 전격 연기된 것이다. 그동안 올림픽 출전을 위해서 땀을 흘렸던 선수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게 됐는데, 처음이자 마지막 올림픽이 될 수 있는 도쿄를 준비했던 가라테 선수들도 마찬가지의 상태가 됐다.

한국에서 올림픽 출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는 단연 박희준(26.부산 제이엠짐)이 손꼽힌다. 그는 이달 초 '삼위일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현재 올림픽 랭킹이 20위권인데 랭킹 포인트가 부족하면 오는 5월 파리에서 열리는 최종 선발전까지 기회가 남아있다. 도쿄 올림픽 출전 가능성은 내 스스로 80% 정도는 된다고 생각한다. 가라테에게는 처음이자 마지막 올림픽이 될 수도 있어서 반드시 도쿄에 가고 싶다. 일본의 벽이 높다지만 메달을 목표로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도쿄 올림픽 연기가 최종 발표된 뒤 25일 오전에 다시 박희준과 전화 통화를 했다. 그는 "진천선수촌에서 어젯밤(24일)에 연기 소식을 들었다. 무언가 답답하고 허전한 마음이다. 허탈하기도 하다. 그동안 올림픽 출전을 위해서 땀을 흘려왔는데, 1년뒤로 연기된다고 하니 마음이 잡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올해 기량도 많이 올라왔고, 컨디션도 좋아 꼭 올림픽에 가고 싶었다. 내년으로 연기됐으니 다시 준비를 하는 수밖에 없지만, 올해 올림픽 개최가 연기된 것은 너무나 아쉽다"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특히 그동안 호흡을 맞춰온 다케루 신조 코치의 부재를 걱정했다. 다케루 코치는 도쿄 올림픽 이후 대표팀과 계약이 만료된다. 박희준은 "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도 코치님의 지도 아래 좋은 성과를 냈다. (대표팀 코치 계약 연장이 안되서)남은 1년 동안 혼자 올림픽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 그것이 가장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박희준은 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차지했다. 한국은 가라테가 1994년 히로시마 대회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2014 인천 대회까지 8개의 동메달을 수확했는데 모두 구미테에서 나왔다. 가타에서 메달을 딴 것은 박희준이 처음이었다. 그는 "자카르타에서 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졌다. 태어나서 기뻐서 운 것은 그날이 처음이었다. 부모님들도 현지에서 응원을 해주셨는데 나중에 동영상을 보니 아버지가 그렇게 환호성을 올리는 모습도 처음 봤다"고 기억했다.  8강전에서 패한뒤 패자부활전을 통해서 동메달 결정전에 올라 얻어낸 메달이기에 기쁨이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그는 지난해 우즈베키스탄에서 벌어진 제16회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도 동메달을 따냈다.

가타(型)는 태권도로 비교하자면 품새에 해당한다. 정확하고 절도있는 자세는 기본이고 강하고 부드러운 동작을 연계하면서 시연을 펼치는 경기다. 시간은 딱히 정해져 있지 않은데 보통 3분이 넘거나, 약간 모자라는 동안(예를 들어 2분40초 또는 3분30초 식으로)  선수들이 시연하는 경우가 많다. 7명의 심판이 채점한 결과로 승패가 갈라진다. 그는 "정확한 테크닉은 기본이고 여기에 예술성을 더하고 힘을 표현해야 한다. 강약 조절을 통해서 부드러움과 강함을 함께 연기해야 하는 것이 관건이다. 한번 집중하게 되면 절로 빠져들게 되는 것이 가타만의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박희준은 초등학교 3학년때 부친의 권유로 검도를 먼저 배웠다. 이후 태권도를 같이 하다가 강신중에 입학해서 1학년때부터 가라테를 만나게 됐다. 지금도 가라테 3단, 태권도 3단, 검도 3단의 경력을 갖고 있다. 태권도를 먼저 시작했다가 가라테로 바꾼 것을 혹시 후회하지 않느냐고 슬쩍 물었더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물론 태권도에서 배울 것이 많다. 예를 들어 발차기는 가라테가 태권도에서 배워야 한다. 태권도는 기본적으로 국내의 시스템도 잘 되어있다. 그런 부분이 부럽기는 하다. 하지만 '왜 태권도를 안하고 가라테를 하느냐'는 식의 인식은 받아들이기 힘들다. 이전에 한 언론에서 내 기사가 났는데 '악플'이 많이 붙었다. 이런 인식을 바꾸고 싶다."
 
가라테에 입문한지 1년만인 2009년 그리스에서 열린 제2회 월드유스컵에서 가타 동메달을 따면서 본격적으로 재미를 붙이기 시작했다. 그는 "당시 그 대회에는 구미테와 가타에 모두 출전했는데 구미테에서는 일찍 떨어지고, 가타에서 메달을 따면서 이후 자연스럽게 가타에 집중하게 됐다"고 말했다. 광영고 1학년때 일찌감치 성인국가대표에 선발됐다. 구미테는 20세부터 성인대표가 될 수 있지만 가타는 16세부터 선발(국제 기준)이 가능해 일찌감치 태극마크를 달았다. 가라테에는 4대 유파가 있는데 가타는 그 가운데 특정 유파의 자세를 집중적으로 시연하게 된다. 박희준은 국가대표팀 타케루 신조 코치의 영향으로 고주류 자세를 많이 펼치고 있다.

가라테는 종주국격인 일본이 강하지만 구미테 보다 가타에서 특히 강세를 더 보인다고 한다. 박희준은 "세계선수권대회에 나가보면 유럽 선수들은 파워풀한 연기로 득점을 올리는데 일본 선수들은 강함과 부드러움을 겸비하고 있다. 표현력 자체가 다른 측면이 분명히 있다. 아마도 어린 나이부터 자연스럽게 가라테를 배워서 몸에 익은 것이 있는 모양"이라고 분석했다. 그가 자비로 일본 훈련을 나가는 이유도 일본의 벽을 한번 넘어보고 싶다는 욕심에서다.

가타의 시연 자세는 선수와 코치가 함께 짠다. 우선 밸런스에 가장 중점을 둔다. 시연 도중 밸런스가 무너지면 감점 요소가 크기 때문이다. 표현력도 중요해서 경우에 따라서는 얼굴 연기같은 것을 할 때도 있다. 적절한 순간에 기합을 넣는 것도 필요하다. 그는 "평소에는 기본기 훈련을 많이 한다. 또 3~4분의 시연동안 강약을 조절하면서 온 몸의 파워를 다 써야 하기에 체력 훈련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동안 각종 국제대회에서 은,동메달은 따냈지만 금메달을 얻어내지는 못했다. 그만큼 가타에서 일본의 벽은 높다. 박희준은 "가타는 일본의 독주 체제이기는 하다. 하지만 그래서 더 도전의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도쿄 올림픽 연기의 충격을 딛고 다시 시작하겠다는 마음가짐을 밝혔다. "도쿄 올림픽이 일단 연기됐으니 올해는 9월에 열리는 아시아선수권대회와 11월에 예정된 세계선수권대회를 목표로 운동에 집중하겠다. 내년 올림픽에서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노력하겠다. 혹시 가라테가 (도쿄 이후 올림픽에서)퇴출된다고 해도 가라테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국내 가라테 선수들은 너무 열악한 환경에서 운동하고 있다. 내 주변에도 열이면 일곱,여덟이 가라테가 어떤 운동인지를 잘 모르고 있다. 가라테를 더 알리면서 현역으로 있는 동안 반드시 일본의 벽을 넘어보고 싶다."


기사제공 위원석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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